나를 슬프게 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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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04-27 23:46 조회 83회 댓글 0건본문
오늘은 슬프다 ~ ㅠ
좀전까지만 해도 호방
하게 웃으며 정겨운
자리를 가졌는데,
자리를 파하고 나와,
걸어서 30분 정도
소요되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하늘의
달까지 처연해 보였다.
71세의 동갑내기
사내가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갔다가
우연히 만나 명함을
주었던 사내다.
그가 방문요양이 필요
하다며 집으로 들려
달라고 한 것이
지난주였다.
명함을 건네는 내 인상
에서 소통이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나를 선택해 불렀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방문요양 급여제공
계약을 하고, 서비스를
개시한지 이틀 되었다.
처음 그를 보았을 때
나도 그에게서 호감을
느꼈음을 밝혀둔다.
인물도 좋은 편이다.
그가 나더러 '예수님'
상이라 하길래 나는
그를 '부처님'상이라고
화답했다. 그로인해
처음 만난 자리에서
우린 친구가 되었다.
그런 그가 갑자기 전화
를 해 늦어도 좋으니
잠깐 들려달라고 ..
이유를 물을 필요가
없었다. 업무를 마치고
치킨을 준비해 들려서
그간 살아온 이야기를
서로가 편히 나누었다.
젊은 날 아주 잘 나가던
사업가였다 한다.
그러면서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10년전에 위암과
폐암 수술을 하는 등
몸이 망가졌고
가정도 해체되었다 했다.
수족도 불편한 처지
였는데, 나름 점잖고
예의도 있었다.
대화도 잘 통했다.
그렇게 함께 하고난 뒤
나오는 골목에서
앞에 보이는, 불빛마저
환한 대단지의 아파트
를 보니, 그가 한없이
가엽게 느껴졌다.
그의 집은 공교롭게도
그 아파트단지 정문 앞
의 좁은 골목, 그것도
땅이 푹 꺼진 곳에
판자집 형상이었다.
아, 오늘밤 꿈 속에서
그를 다시 소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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